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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생이 슬픈 이유는/생각이없기 때문이다

퇴사하기로 한 사람의 모습은 이러하다. 퇴사의 바른 자세

나는 퇴사하기로 통보를 한 상황이며,

이 사실에 대해서는 대표, 부대표, 팀장만 알고 있다.

퇴사를 통보한 후 대표가 굳이 내 자리로

찾아오는 바람에 다른 팀에 있는 한 명만

눈치를 빠르게 챈 것 같지만 말이다.

 

하지만 나와 주로 함께 일하는 팀원들은 아직

내 퇴사에 대한 확정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느낌상 내 퇴사 내지 탈주에 대해

끼리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한 거는 같은데,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달까?

 

 

의심스럽단말야

 

 

이렇게 심증이 있는 이유는 내가 일하는 회사 층의

주요 집단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거리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솔직히 굳이 말하자면

먼저 선을 서서히 긋고, 거리를 두기 시작한 건

나이기는 했다. 일찍이 2~3주 전부터 퇴사에 대한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업무적으로 서로 도움될 것도 없고,

개인적인 친분으로 친할만한 그러한 결을 가진 사람도

아니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정을 나눌 바에는 차갑게 막아버리는 것이 좋다

판단을 하였다. 괜히 정 때문에 내 퇴사에 대한 진심을

나도 모르게 미리 퇴사 여부를 공유하거나,

정 때문에 퇴사를 미루거나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 감정을 나름대로

컨트롤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헷헷

 

 

일례로 회사에서의 급격한 사업전환으로

모든 팀원들의 업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더 나아가 개개인의 업무역량을 평가하는

KPI시스템을 각자 구축하라는 명을 받게 되면서,

회사의 상황은 점점 수렁에 빠지게 되었다.

이 부분에 대해 모든 팀원들이 멘붕에 빠졌지만,

이미 퇴사를 통보한 나의 상황에서는 솔직히

남일 of the 남일 아니겠는가?

 

함께 식당에 와서

'우리 업무 이제 어떻게 하지, 너무 많은데?'

'인간적으로 이 월급으로 이렇게 일 시키면 누가 해'

'안 그래도 맨날 9시 넘어서 퇴근하는데, 이러면 집 못가'

(*정상적인 퇴근은 7시이다.)

 

 

역시 특사이즈 못참지

 

 

다들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와 다른 팀원만

오늘 먹게 된 국밥에 대해서 토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 국밥+밥 2개  VS 특 사이즈 국밥+밥 1개

심각하게 토론을 나누었다.

물론 나는 특 사이즈 국밥이 좋다.

특 못 참지!

 

아무튼 이렇게 이미 나는 마음이 떴다.

게다가 퇴사를 통보하기 전에 급하게 하루

연차를 썼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한 팀원이

나 면접 보러 가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았다.

당연히 아니라고 답했지만, 사실은 당연히 면접!

미안합니다. ㅎㅎ

 

 

하하하하하

 

 

사실, 몇몇 사람들이 눈치가 빨랐다면,

내가 곧 퇴사하리라는 것을 눈치를 챘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은은하면서도

티가 날듯 말듯한 퇴사의 제스처를 묘하게

표현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수많은 잠재적 퇴사자들의 공통점일지도

모르는 전형적인 퇴사자의 시그니쳐 액션

내 행동 경험을 기반으로 공유를 해보겠다.

 

물건 치우기

솔직히 이건 너무 대표적인 퇴사 액션이다.

퇴사 당일 한 번에 물건을 치우는 것도 쉽지 않고,

어차피 마음이 떠난 회사인데, 내 책상 위를 이렇게

영혼을 담아 꾸미고, 유용한 제품들이 굳이 있을

가치가 없다고 판단이 되기 때문에 치우게 된다.

 

당연히 순식간에 모든 걸 후루룩 치우지 않는다.

너무 티가 나기 때문이다.

비타민도 책상 위에 3개가 있다면, 하루에 하나씩

비타민 다 먹은 척하면서 티 나지 않게 집에

갖다 두는 것이다. 은근히 챙기고 챙기다 보면

나의 굉장히 많은 물품을 갖다 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번에 치우면 힘들지

 

 

 

우선 제일 먼저 치울 것은 서랍 안 물건들이다.

점심시간이나 회의 때문에 이동이 많을 때

서랍 열어서 부스럭부스럭거리며 정리를 해도

사람들은 신경을 안 쓴다. 그냥 뭐 찾나 보다.

이러고 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 후에 책상 위를 치우게 되며, 이 역시

작고 부질없는 것부터 치우게 된다.

그러면서 점점 큼지막한 것들을 하루에 한 개씩 치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슬리퍼이다.

슬리퍼만큼은 퇴사하는 순간까지는 놔두는 게 좋다.

평소에 맨날 슬리퍼를 신던 사람이 슬리퍼까지

치운다는 것은 이건 백 퍼센트 빼박이기 때문이다.

 

뭐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 퇴사해요 낄낄낄 이러면 좀 그렇지 않겠는가?

물론 내가 죄짓고 나가는 건 전혀 아니지만

퇴사만큼은 물건을 통해서든 뭐든,

나름대로 티를 덜 내는 게 좋아 보인다.

계약으로 인해 근무 계약이 만료되는 경우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는 바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퇴사자랑(?)에 자유롭다고 생각된다.

 

업무 태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게 된다.

물론,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은 당연히 내가 해야 한다.

퇴사하기 전 날에 마감되는 나의 프로젝트는

당연히 해야지... 안 그러면 정수리에 칼침 맞는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장기적인 업무들이다.

특히, 회의!

 

 

응, 너는 짖으세요~

 

 

기존에 한 것을 보고하는 회의가 아닌 이상

향후 미래에 어떠한 업무를 진행하고

무엇을 할지에 대한 회의는 나에게 의미가 없다.

아무리 내가 아이디어 좋은 것을 던져봐야

내가 할 일도 아니며, 진행된다고 해도 내가

책임질 수가 없다.

오히려 나만 잘 아는 내 아이디어를 던져놓고

내가 퇴사하게 되면, 기존 사람들에게 굉장히 큰

우웩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함부로 아이디어를 제시하지 않았다.

 

실제로 내 퇴사 통보로 인해 회의가 취소되기도 했다.

이 회의의 경우에는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할

나름대로의 장기적인 프로젝트였는데,

본격적으로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전에 내가

퇴사를 통보하였기에, 더 이상의 진행은 의미가 없는 상황.

일부러 이러한 타이밍에 맞춰 퇴사한 것도 있다.

프로젝트 진행 중에 퇴사하면, 회사에서 전쟁을 치르고

퇴사할 것을 뻔히 알기에, 적절한 타이밍을 택한 것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퇴사 관련 면담을 진행할 때,

상사 및 대표에게도 이야기를 하였다.

지금 안 나가면 나중에 분명 난리 날 그림이 보인다고 말이다.

 

상사가 아닌 팀원들과 회의를 할 때도 마찬가지

윗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진행을 할 때는

뭔가 책임도 져야 할 부분도 있기도 해서,

내가 퇴사를 한다고 한들 아주 조금은 신경 쓰게 된다.

하지만 팀원들과 회의를 하게 되면,

넋을 아예 놓게 된다.

 

 

실은 내가 하는 소리는 개소리지

 

 

 

안 그래도 팀원이랑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이제 내일도 아닌데 이렇게 맞대고 열심히 회의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생각이 굉장히

강하게 든다. 진짜 머릿속에서 7할 이상은 잡생각뿐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이게 나한테 의미가 있나...

아유 하기 싫다... 혼자 알아서 잘했으면....

진짜 이 생각밖에 안 든다.

그러다 보니 아이디어를 제시하려고 해도

좀처럼 입이 떨어지질 않는다.

팀과 일하는 업무만큼은 수명이 끝났다고 보면 된다.

 

누가 보면 진짜 책임감 없고, 싹수없고,

배려심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 부분에 대해서 부정하진 않겠다.

하지만 팀원과 함께하면서 필요한 최소한의

업무만큼은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정말

여기서도 정수리에 커터칼 찔릴지도 몰라.

 

 

떠나버린 나의 회사를 향한 마음

 

 

이미 마음이 떠버렸는데,

뭘 어찌 생각하겠는가?

이걸 열심히 한다고 나에게 직접적인 보상은

더 이상 없다는 걸 알게 된 이상

사람의 의욕은 0에 수렴하게 된다.

내 팀원.... 미안하다, 어쩔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퇴사를 결심한 나에게 매력적인

업무는 단순한 업무들이다. 진짜 아무나 데려와도

할 수 있는 그러한 업무들을 열심히 하게 된다.

더 이상 이곳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도 않고,

그 어떤 생각조차도 하기 싫다는 의미이다.

그냥 편하게 있다가 편하게 사라지고 싶다.

 

 

그냥 숨어서 폰질만 하다가 퇴사하고 싶당

 

 

하지만, 이것 딱 하나만큼은 열심히 하게 된다.

바로 인수인계 파일이다.

퇴사자에게 굉장히 중요하면서도,

굉장히 귀찮은 일이 바로 인수인계 업무파일 작성이다.

내가 해왔던 모든 것들을 디테일하게 적어놔야 한다.

하지만 이게 또 얼마나 귀찮은 일인가?

그래서 나름대로 효율적인 인수인계 파일 작성법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이걸 또 너무 대충 작성하게 되면

추후에 연락이 오거나 그런 불상사가 생길 수 있기에,

웬만해서는 디테일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다.

 

개쌍마이웨이 파이터

표현을 이렇게 한 것뿐이지 이쁘게 말하자면,

더 이상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다는 말이다.

행여 회의에 들어가더라도, 어차피 열심히 참여도안 하겠지만, 듣다가 맘에 들지 않은 게 있다면과감하게 말하게 된다.어차피 내일이 아닌 것 맞는데 아무리 그래도이건 아닌것 같아서 말해준다는 그런어마어마한 파이팅이 생기게 된다.

 

이 역시 어찌 보면 싸가지가 없고,배 째라는 태도로 보일 수가 있다.그러니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괜한 오해를 사거나 파이팅에서 파이트가

될 수 있으니, 셀프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

 

 

아직 놓으면 안된다구

 

 

바로 나, 젤리조바같은 경우에도 물론하고 싶은 말을 지르기는 했다.하지만 공격적인 뉘앙스의 이야기는일절 하지 않았다.개인 사정도 사정이지만, 내가 이 회사를 다니면서생각했던 다양한 이야기,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현재 이 회사 구조의 문제점이라던지 이러한부분들을 객관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게이야기를 했었던 것 같다.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모르겠지만, 이야기를 하니 속이 후련하더라.게다가 이 말을 들은 임원진 급의 기분을 상하게한 것도 전혀 아니었기에 더욱 상쾌했다고 한달까?

 

챙길 것들

이제 이 회사를 떠나게 되니, 이 회사에서 내가이룬 것들이라던지 회사에 있는 것들이은은하게 욕심나기 시작한다.

 

내가 이룬 것들이라면 뭐, 업무적인 커리어나

기획하면서 얻은 결과물 들일 것이다.행여 나중에 포트폴리오로 활용될지도 모르니법적이나 보안에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캡처를 하거나 저장을 하게 된다.너무 회사의 모든 것을 챙겨나가면 보안 관련해서나중에 법으로 싸울 수 있으니 주의하자.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굉장히 빠르게 퇴사하는상황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로 챙길만할 것도 없다.주륵...

 

 

더블배럴 샷건을 챙기는 것도 좋다.

 

 

회사 물품도 가끔 욕심이 나기도 한다.하지만 그걸 챙겨가면 절도다.그건 내 것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절도야, 절도.내가 나가고도 다음 사람이 쓸 아이템이라면괜히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놔두자. 일 만들지 말자

 

다만, 탕비실을 종종 욕심이 나기는 했다.여기 회사 나가면 당분간 백수인데,그동안 이 과자나 음료들은 또 내 돈으로 사야겠지?아 물론, 여기 있는 거 전부 나의 노동력을 기반으로회사에서 산 것이기도 하니 뭐 내 돈도 조금이나마섞여있는 거지만.... 뭔가 흑흑 슬퍼... (?)

 

그러다 보니 탕비실에 있는 과자와 음료들을평소보다 더 많이 먹기 시작했다.아, 물론 살이 많이 찌겠지만, 회사 나가면 바로수입 하나 없는 거지놈 아니겠는가?좀 추잡스럽고 거지 같기는 하지만 있을 때 먹어두자.솔직히 있을 때 먹으라고 사둔 물품들 아닌가?그리울 거야.... 짱짱한 냉장고

 

입조심

입조심을 하게 된다.퇴사를 하게 되면서 내가 사람들에게 어떠한 행동을행하는지는 나의 선택이고 나의 행동이지만,

내가 퇴사한다고 발설하게 되면서 생길 수 있는 이슈

즉, 다른 팀원들의 행동과 태도는 예측 불가이다.

 

 

 

입조심이라고 눈조심말고 ㅋㅋ

 

 

분명히 나와 친하다고 생각한 사람인데,내가 퇴사한다고 하니까 급격하게 거리를 둘 수도 있고,애초에 친하지 않아서, 서로 차갑게 대하던 사람인데퇴사한다고 하니까 아예 대놓고 싸가지없게 행동하는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분명히 내 입에서는 나 퇴사한다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게 말해야 나에게 기대하는 업무량도 없을 것이고,나를 귀찮게 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친하지도 않은 사람과 영혼없는 회사적인 친목질을할 필요도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보다 퇴사를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을 때생기는 베네핏보다는 예기치 못한 사람과의 관계에서생기는 피해들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그렇다고 이러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너무 늦게퇴사를 이야기하는 것도 역관광을 당할 수 있다.그러니 홀로 서서히 퇴사에 필요한 다양한 인수인계를작성하면서, 정말 딱 찝어주기 힘든 그

적절한 타이밍에 주변 사람에게 공유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싶다.

 

젤리조바는 퇴사는 회사에 2주 전에 말을 하였고,팀원들에게는 퇴사하는 주의 첫날인 월요일에말하기로 했다. 미리 말하는 것도 껄끄러운 것은 물론,이미 팀 내에 업무량이 급격하게 많아진 상태라

괜히 내가 말해버리면, 같은 팀원이 잠수 퇴사를

해버릴까봐 무섭기 때문이다.

뭐... 회사가 이 정도의 상황이니 내가 퇴사를정한 것이기도 하다.껄껄

 

 

퇴사가 힙합이지

 

 

뭐 아무튼 이 글을 정리하자면,

잔잔하게 티가 날듯 말듯한 짐 정리,

갑작스러운 업무 관련 집중도 떡락 및 회의 참여도 Zero

시키지 않은 업무 창을 쓰면서 뭔가를 조용히 작성

평소에 말 많던 사람이 조용해짐

 

이러면 이 사람은 빼박 각이다.조만간 사라질 것이다.껄껄껄